전기차 한달 사용기 솔직 리뷰 벤츠 eqa250 2023년형

벤츠eqa

지난 3월 14일 벤츠의 순수 전기차인 eqa250 AMG Line(23년형)을 출고했습니다. 2021년 11월 계약이후 1년 4개월이나 걸렸는데요. eqa250과 함께 한지 한 달 지난 지금, 느꼈던 점을 솔직하게 전달해 드립니다. 

1. 전기차 지금 사는 게 맞나?

전 세계적으로 지구온난화를 비롯한 환경문제가 대두되면서 자동차 시장에서 큰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 거 다들 아실 겁니다. 이름만 이야기하면 알만한 자동차 회사들은 10,20년 안에는 모든 내연기관 자동차를 전기차로 교체할 계획이라고도 발표했는데요. 도로에서 운전을 하다 보면 전기차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파란색 번호판도 정말 많이 보이고 있습니다. 과연 전기차 지금 사는 게 맞을까요? 어차피 전기차로 바뀐다는데 미리 바꾸는 게 맞을까요? 한 달 동안 전기차를 직접 타면서 느낀 점은 아직은 시기상조인 거 같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충전문제입니다. 생각보다 신경이 많이 쓰입니다. 저는 현재 소위 말하는 '집밥'이 없다 보니 직장이나 집 주변의 공용충전시설에서 충전을 하고 있는데요. 오늘 충전해야지 하고 갔다가 다른 충전차량이 있어서 돌아온 적이 몇 번 있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어플을 통해 충전가능여부를 확인할 수 있지만, 방전이 다가오는 상황에 누군가 충전을 하고 있다면, 정말 곤란한 상황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은 미리미리 충전을 해야 한다는 '강박'으로도 이어지더라고요. 

2. 집에 충전시설(집밥)이 있으면 해결될까?

혼자서 사용할 수 있는 개인주택이나, 살고 있는 아파트에 충전시설이 많이 확보가 된 경우라면 조금은 나아질 거 같습니다. 하지만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야 된다고 가정할 때, 대략 거리는 400km이고 일반적인 전기차의 주행거리는 350~450 사이인걸 감안하면 주행 중이나 왕복 시 충전은 필수입니다. 급속으로 충전한다고 했을 때 30~40분의 시간이 소요되니 내연기관보다 불편한 건 확실합니다. 실제로 eqa250를 구매 후 제부도와 충주를 다녀왔는데 이론상으로는 충분히 왕복이 가능한 거리이지만, 다음날 출근도 해야 하기에 어디서 충전을 해야 되지?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이 부분은 사람 성향에 따라 다를거라 생각합니다. J의 성향을 가진 저로써는 어느 정도 충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심적으로 편안하더라고요. 전기차를 만약 구매 예정이시라면 '집밥'은 필수인 거 같습니다.

3. 충전문제만 해결 된다면 전기차 괜찮을까?

충전이 가장 큰 문제이긴 합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많은 자동차 회사들이 10,20년 안에 내연기관 생산을 중단할 거라고 했습니다. 과연 그렇게 될까요? 저는 사실 회의적입니다. 수많은 산업이 얽혀있는 자동차에서 10,20년 안에 전부 변화를 하기에는 짧은 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만약 전기차 충전이 기름을 넣는 것만큼 빠르게 할 수 있다면, 그런 기술이 나온다면 시기를 더 앞당겨지겠죠? 그리고 일반 내연기관보다 1000~3000만 원 정도 비싼 점도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물론 기름값과 유지비가 적게 든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 내연기관이 전기차보다 매달 30만 원의 유지비가 더 들어간다고 가정하면, 전기차로 5년 이상은 타야 메리트가 있는 것으로 계산이 됩니다. 단, 기름을 줄줄 흘리고 다니는 모델은 예외로 하겠습니다. 

4. 그럼 언제 전기차를 사야 될까?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결국 전기차의 비중은 높아질 겁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환경문제는 계속 대두되고 있으니까요. 자동차는 우리와 때려야 땔 수 없는 물건입니다. 삶의 질과 편의성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죠. 그런 물건을 불편함을 감수하면서 까지 구매해야 될까요? 물론 내가 조금 겪는 불편함으로 환경과 미래가 나아진다면 좋은 일이지요. 하지만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전기차가 더 많이 보급이 되려면 충전시간과 충전환경은 꼭 해결되어야 할 부분인 거 같습니다. 혹은 한번 충전으로도 많은 주행거리가 가능하다면 전기차의 보급은 더 쉬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한번 충전으로 1000km 가까이 나온다면 충분히 메리트 있지 않을까요? 

5. 그래서 벤츠 전기차 eqa250를 구매한 걸 후회합니까?

아니요. 저는 90% 만족합니다. 여기서 10%는 충전을 해야 하는 불편함과 차량 크기에 대한 부분입니다. 위에서 전기차에 대해 굉장히 회의적으로 썼는데 90% 만족한다니 의아한 분들이 계실 겁니다. 충전을 해야 된다는 '강박'이 생겼다면서 불만족스러운 점이 10% 밖에 안된다고? 하지만 이게 저의 솔직한 마음입니다. 전기차 충전에 관련해 불편함이 있을 거라는 것은 구매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 다세대가 모여사는 빌라인 집주차장에 충전기를 설치하자고 하는 것은 이웃에게 민폐인 거 같고, 다행히 다니고 있는 직장과 꾸준히 운동을 가는 공공시설에 충전소가 마련되어있는 있으니 '억지로라도 가겠네?' 하는 정신승리의 마인드를 가진 것이 주요했죠. 
 
그리고 또 벤츠라는 브랜드를 경험하고 있는 것도 저에겐 크게 다가옵니다. 사실 전기차를 구매하기 전까지 차에 대해 욕심이 단 1도 없었습니다. 그러니 10년 가까이 경차를 타고 다녔겠죠? 전에 글을 보신 분은 알겠지만 전기차를 구매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은 후 기아의 EV6와 벤츠 EQA를 두고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전기차들을 시승해보고 이론적으로 내린 결론은 EV6였습니다. EQA보다 2열과 트렁크가 조금 더 넓고, 토크와 주행가능거리도 좀 더 좋다는 점이 포인트였죠. 그래도 EQA를 선택한 이유는 벤츠라는 브랜드를 선택하지 않으면 두고두고 후회가 남을 거 같았습니다. 한 달 지난 지금 EQA를 선택하길 잘한 것 같습니다.

6. 왜 eqa250을 선택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나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외내부 디자인입니다. 특히 내부 인테리어는 비슷한 가격대에 전기차들 중에 탑급이라 생각합니다. 왜 벤츠가 인테리어 회사로 불리기도 하는지 알겠더라고요. '차를 선택할 때 성능만 좋으면 되지 인테리어가 중요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했고요. 하지만 생각보다 그 차이는 큰 거 같습니다. 운전석에 앉을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데 피로감이 확실히 덜 합니다. 예쁜 꽃을 보면 나도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이 녀석은 운전을 하고 싶게 합니다. 일이 늦게 끝나 밤늦게 퇴근할 때면 운전이 정말 하기 싫었는데, eqa와 함께 하고는 그런 경우가 없어졌습니다. 물론 아직 콩깍지가 안 벗겨져서 그럴 수도 있지만, 제가 시승해본 아이오닉, ev6, 테슬라, 폴스타 2 중에는 단연코 1등입니다. 

운전이 굉장히 재미있고 편안합니다. 밟으면 밟는 대로 나가는 전기차 특유의 특성과 기본으로 탑재되어있는 드라이빙 어시스턴스는 운전을 굉장히 편안하게 해 줍니다. eqa 같은 경우 비슷한 전기차 모델에 비해 토크가 부족하다고 평가받는데, 저는 이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스탑 앤 고, 앞차간거리유지, 차선이탈방지는 일반도로에서도 사용 가능하지만 고속도로에 진입했을 때 특히 활용가치가 높은데요. 예전에 이 옵션이 없었던 차는 어떻게 운전을 했나 싶을 정도입니다. 

운전감과 승차감 또한 기대 이상입니다. 소형 suv라는 포지션이지만 거친 노면을 만났을 때도 써스펜션이 탄력적으로 방어를 해주고, 커브 구간에서도 운전자를 잘 잡아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유턴 시 좁은 회전반경이 위력을 발휘하는데요. 이 부분은 직접 운전해 본 사람만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유턴이 된다고?' 한 경우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리고 정숙성이 굉장히 좋습니다. 여러 전기차를 시승할 때 느꼈던 그 특유의 소리가 가장 적습니다. 거의 없다고 보는 게 맞을 거 같습니다. 찾아보니 정숙한 환경을 만들려고 많은 공을 들였다고 합니다. 곳곳에 다양한 댐퍼를 추가해 소음과 진동을 줄이고, 고주파 소음도 줄이려고 기술 개발에도 힘썼다고 합니다. 에어컨 컴프레셔도 별도 공간으로 뺐다고 하니 제가 콩깍지가 씐 건 아닌 거 같습니다. 확실히 조용합니다. 

또 벤츠에서 강조하는 부분 중 하나는 내연기관 같은 성능의 냉난방(공조장치) 기능인데요. 몇몇 전기차들이 내연기관보다 냉난방기능이 떨어진다고 평가받고 있기도 한데, 이 부분은 여름과 겨울철이 돼봐야 정확해질 거 같습니다. 여름에 운전해 보고 꼭 다시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7.  eqa250 선택을 피해야 하는 분들

저는 eqa250를 구매한 것을 매우 만족하고 있지만, 분명 단점도 존재합니다. 먼저 위에 이야기했듯이 전기차 충전 시스템에 대해 불편함을 느낄 요소가 있는 분들에게는 절대 구매를 권장하지 않습니다. 저는 생활 반경 내에 '충전소'라는 요소를 강제로 주입하고 운동을 하거나 직장 주차장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집밥이 없는 사람에게 불편한 것은 100% 확실합니다. 유지비면에서도 5년 이상은 타야 내연기관을 구매한 것보다 이득이라는 계산이 나오는데 5년 뒤에는 더 좋은 전기차가 나오지 않을까요? 혹시 하이브리드 선택을 고민하고 있으신 분들이 있으시다면 지금은 전기차보단 하이브리드를 권하고 싶습니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타면서 시장의 동향을 파악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으로 보입니다.

2열에 성인을 태우고 다녀야 하거나 짐이 많으신 분들 그리고 차박을 원하는 분들에게도 비추입니다. 솔직히 eqa 2열은 차크기에 비해  잘 나왔습니다. ev6보다는 작지만 180 정도 되는 제가 탔을 때도 배터리로 인해 쩍벌이 되는 걸 제외하고는 헤드룸과 레그룸은 충분히 확보되었습니다.  또 기본적으로 달려있는 파노라마 선루프 덕분에 2열 시야의 개방감을 주어 답답함도 거의 느끼지 못했고요. 하지만 성인이 2열에 장시간 탑승하게 된다면 불편함 느낄 확률은 높아 보입니다. 자녀가 있으시다면 딱 중학생 정도가 적당해 보입니다. 짐을 많이 실거나 캠핑용품이 많은 분들에게도 비추입니다. 2열이 접혀 공간 확보가 가능하긴 한데 그렇게 되면 2인승 차가 되버리겠죠? 그래서 저는 결혼 후 자녀가 크기 전까지만 eqa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열심히 일해야겠네요.

8. 글을 마치며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전기차를 선택하는데 조금이나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모빌리티쇼에도 다녀왔습니다. 현재 출시예정인 ev9도 구경을 하고 왔는데요. 줄 서서 구경을 해야 될 정도로 정말 인기가 많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전기차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인 거 같습니다. 하루빨리 더 좋은 기술이 나와서 환경도 우리의 삶의 질에도 긍정적으로 다가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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